□지금에 비하면 좀 구닥다리라고 할 수 있지만, 그때 당시에는 최신 기종이었던 지금의 DSLR 카메라(캐논6D). 더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에 구입했다. 더 좋은 화질, 더 좋은 기능 등을 탑재한 최신 기기로 찍으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컸다. 일단 DSLR의 아웃포커싱에 매료되어 생각 없이 구입했던 것이다. 물론 후회하지 않는다. 나름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노하우가 지금은 많은 도움이 되고, 주위에서 나만의 사진 스타일이 있다는 얘기가 들리곤 하니 반은 성공이라 생각한다.
오늘은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이 아닌 폭망하는 법을 알아본다. 나의 초보시절 실패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써보고자 한다.
▷무조건 비싼 장비를 고집하라
장비가 좋으면 그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화소수가 높고 색의 표현이 자연스러우며 처리속도가 빠르고, 심지어 연사 속도도 빠른 카메라가 있다. 그러나 좋은 장비는 우리의 경제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여유가 있다면 적극 추천하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데도 무리를 하는 것은 비추이다. 굳이 고급기종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충분히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비싼 장비를 고집해서 경제적인 고통을 감수하는 일은 삼가는 게 좋다.
▷매우 저렴한 메모리카드를 써라
메모리카드는 어쩌면 DSLR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판매되는 메모리카드는 불량률이 상당히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용량이 큰 메모리카드를 원하지만 가격에 부담을 느껴 매우 저렴한 것을 구매한다면, 아무리 좋은 사진을 찍더라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혹시나 메모리카드 오류로 인해 정성과 시간을 들여 찍은 사진이 한순간에 없어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메모리카드를 구입할 때 반드시 리뷰를 확인하고, 혹시나 모를 오류 등을 대비해 여분의 메모리카드를 함께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배터리 충전은 신경쓰지 마라
보통 배터리는 여분으로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있더라도 충전을 언제 했는지, 현재 배터리가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없이 출사를 나가는 것 또한 위험한 일이다. 특히 추운 겨울 외부에서 촬영할 경우 낮은 기온으로 인해 배터리의 소모가 더 빠르다는 것을 잊지 말자. 배터리의 양이 충분한지 늘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흔들리는 사진
특별한 의도가 없다면 흔들리는 사진은 말 그대로 나의 멘탈을 흔들리게 한다. 조금 어두운 사진이 되더라도 셔터 스피드를 적정하게 빠르게 설정하자. 과도하게 느리게 해서 피사체가 흔들린다면 어디다 쓸데가 없다. 어두운 사진은 포토샵 등 후보정 프로그램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보정이 가능하다. 느린 셔터스피드가 필요하다면 꼭 삼각대를 사용하는 것을 잊지 말자.
▷밝다 못해 하얀 사진
어두운 사진은 후보정을 통해 살려낼 확률이 높지만 하얗게 순백으로 찍힌 결과물은 살려내기가 어렵다. 디지털 신호로 받아들여진 빛은 조금 어두워도 색 표현이 가능하지만, 노출이 과해(셔터스피드가 과하게 느리거나 조리개가 과하게 열리거나, 과하게 높은 ISO) 하얗게 나온 사진은 후보정이 거의 불가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초점은 아무데나 맞춘다
DSLR은 조리개를 조절하여 촬영할 때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때 아웃포커싱(심도) 효과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웃는 아이의 사진을 찍는데 아이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뒤에 있는 장난감에 초점을 맞춘다면 아이의 웃는 얼굴이 흐리게 나온다. 단체사진을 찍을 경우에도 모여있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뒤에 있는 풍경에 초점이 맞는다면 단체사진이 아니라 이상한 풍경사진이 될 확률이 많다. 따라서 반셔터를 사용하여 내가 찍고 싶은 피사체에 초점을 맞춘 뒤에 구도를 잡고 촬영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자.
▷주제가 뭐야?
좋은 사진과 그닥인 사진은 대체적으로 그 사진에 주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구분이 될 수 있다. 체육대회 행사사진을 찍는데 증명사진처럼 벽을 배경으로 찍는다면 이상하지 않겠는가. 또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인물사진을 찍는 경우 인물이 너무 작게 나온다면 이 역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단, 풍경을 주제로 찍고 그 안에 있는 작은 인물이 포인트로 작용하는 경우는 있다. 중요한 건 내가 찍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찍는다면 보다 좋은 사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도
구도는 후보정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나 사진에 있어서 구도는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이므로 좋은 사진을 많이 보며 구도에 대한 이해와 감을 익힐 필요가 있다. 구도에 대한 이해와 감이 있어야 후보정을 하더라도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지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구도를 알고 있어야 고정관념을 깨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위에서 본 폭망의 길을 걷지 않는 것만으로도 좋은 사진을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작하는 초보사진가들에겐 더 많이 찍어보고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겠지만, 조금 더 빨리 원하는 사진을 얻기 위해서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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