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운도 따라야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세월을 낚다 보면 복잡한 생각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러다 입질이라도 오면 아드레날린이 폭발한다. 그 손맛이란 다시 또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활력소라고나 할까... 라고 낚시꾼들은 말을 한다.
▷아침 일찍 바다로 나가다
내가 사는 곳은 제주다. 제주도는 섬이라 마음만 먹으면 30분 내에 낚시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제주도가 작은 건 아니다.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가려면 족히 2시간은 걸리기도 한다.
제주도 동쪽 행원이라는 동네에 가면 양식장이 바다와 가까이 붙어 있는 곳이 있다. 양식장에서 탈출(?)한 광어가 가끔 나오기도 하고 양식장에서 먹이 주는 시간 즈음엔 바다에서 굶주린 숭어나 다른 고기를 낚을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40여분을 달려 도착했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이다. 그래도 먼저오신 꾼들이 무릎까지 물에 들어가 낚시를 하고 있었다. 프로다웠다.
채비를 하고 몇 번 캐스팅을 하니 비가 와락 쏟아진다. 오늘은 날이 아닌가보다.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지.
▷무지개가 뜨다.
낚시대를 챙기고 차에 올랐다. 빗소리를 들으며 잠시 앉았는데 비가 점점 그치더니 마침 풍력발전 풍차 위로 무지개가 떴다. 나에게 주는 행운의 신호인가. 카메라로 연신 무지개를 찍어본다. 무지개를 뒤로 하고 혹시나 비가 그치지 않을까 싶어 해안도로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비가 그치고 해가 뜬다.
▷다시 바다로
조천이라는 해안을 타고 가는 도중에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내린다. 아무도 없는 조그만 방파제 옆에 차를 대놓고 낚시 채비를 챙겨 보았다. 무언가 낚을 수 있을 것 같다. 채비를 마무리 할 때가 되니까 낚시꾼 서넛이 도착한다. 내 눈엔 모두 프로같이 보인다.
캐스팅을 몇 번 했지만 입질이 없다. 늦게 도착한 낚시꾼이 고기를 낚아 올리기 시작한다. 벵에다. 근데 사이즈가 크지 않은 듯 자꾸 바다로 방생한다. 그리 작지도 않은데 말이다.
▷고기를 낚...얻다.
입질도 없는 나를 보고 있노라니 측은했나보다. 밑밥 한덩이 얻어갔던 낚시꾼이 벵에 두어마리를 주신다. 그 옆에 있던 낚시꾼도 두어마리 보탠다. 좀 창피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얻었다. 아침에 보았던 무지개가 생각난다. 아마 그 무지개가 조천 어귀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다음을 기약하며
갈 때마다 낚아 올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조금은 모자란 맛이 있어야 다음에 또 기대하는 마음으로 나설 수 있지 않은가. 이번에는 무지개를 보았고, 정이라는 것을 얻어 온 것에 만족이다. 더 넉넉한 마음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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